2024년 현재 국내 반도체 대표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서로 다른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연초 대비 약 23% 하락해 5만 원대에 머무르는 반면, SK하이닉스는 33% 상승하며 투자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개인 투자자들이 꾸준히 '10만전자' 달성을 기대하며 기다려온 대표주지만, 현재는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반해 SK하이닉스는 조정에도 불구하고 실적 개선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를 가른 주요 요인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매 흐름이다. 삼성전자는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8월 중순 이후 삼성전자는 약 14조 원에 달하는 외국인 순매도가 발생했으며, 이는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이 됐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약 2,510억 원에 그치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에서도 차이가 뚜렷하다. 삼성전자는 매출 79조 원으로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9조 1,000억 원에 머물렀다. 반면 SK하이닉스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이러한 성과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기술 경쟁력이 더욱 두드러진 결과로 분석된다.
두 종목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의 수익률에도 큰 차이가 발생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 투자자들 중 손실 투자자 비율이 약 97.28%에 달했으며, 평균 수익률은 -20.68%로 나타났다. 반면, SK하이닉스 투자자들의 손실 비율은 11.46%로 상대적으로 낮았고, 평균 수익률은 47.04%로 기록돼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홀로 겨울'을 겪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반도체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밀리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AI 반도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모건스탠리의 부정적 전망을 뒤집고 있다.
상상인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특정 부문에서 느린 성장을 보이며, 시장 투자 선호도가 SK하이닉스 등 1등 기업에 집중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흥국증권의 이의진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주가가 PBR 1.15배로 과거 5년 동안의 최저 수준에 근접하며, 다운사이클이 이미 반영된 상태”라며 향후 하락폭이 제한적일 것이라 전망했다.